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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환자, 지하철·택시도 타... 인구 840萬 뉴욕 뚫렸다

뉴욕=나지홍 특파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24 17:00

미국 내 에볼라 환자 4명으로 입원 직전 접촉한 3명 격리
뉴욕 한복판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미 전역에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심장부이자 세계 중심인 뉴욕은 인구 840만명의 미국 최대 도시로, 지난해 방문객 수가 5430만명(외국인 1140만명)에 달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3일 오후 9시 맨해튼의 벨뷰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과 전문의인 크레이그 스펜서(33·사진) 컬럼비아의대 외래교수가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펜서 교수는 국경 없는 의사회 소속으로 지난달 16일 아프리카 기니에 가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했다. 그는 벨기에를 거쳐 지난 17일 뉴욕 JFK공항으로 입국했다. JFK공항은 이달 초부터 서아프리카발 입국자에 대해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입국 당시 스펜서 교수에겐 에볼라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귀국 후 잠복기가 최대 21일인 에볼라에 대비해 바깥 외출을 삼가고 맨해튼 할렘에 있는 아파트에서 지냈다. 하루 2차례 체온을 측정했고, 의대 강의나 환자 진료를 하지 않았다. 22일까진 아무 증상이 없었다. 그는 22일 오전 맨해튼 공원에서 5㎞를 조깅했고, 저녁엔 약혼녀와 친구 2명과 함께 브루클린에 있는 볼링장을 찾았다. 하지만 23일 오전 10시쯤 일어날 때 39.4도의 고열과 소화 장애 증상이 나타났고, 오후 1시쯤 응급차에 실려 맨해튼 남쪽의 벨뷰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병원은 뉴욕주에서 에볼라 전문 치료 시설을 갖춘 8개 병원 가운데 한 곳이다. 그는 병원 도착 후 즉각 격리 치료실에 입원해 혈액 검사를 받았고, 오후 8시 30분쯤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시는 스펜서가 병원에 실려간 후 즉각 그의 아파트를 폐쇄하고, 약혼녀를 같은 병원 격리 치료실에 입원시켰다. 전날 볼링장에 함께 간 친구 2명도 격리 조치됐고, 볼링장도 방역을 위해 폐쇄됐다. 전날 볼링장에서 그를 집까지 태워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소속의 택시 기사는 그와 직접 신체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에볼라가 무서운 질병이지만, 쉽게 전염되진 않는다. 같은 전철을 탔거나 이웃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감염되지 않는다"면서 뉴요커들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뉴욕시 홈페이지와 트위터엔 에볼라 공포에 사로잡힌 뉴요커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뉴욕 시민은 "그가 할렘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탔다. 뉴욕시 지하철 전체에 대해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뉴요커는 "에볼라가 뉴욕에 상륙했다. 나는 더 이상 지하철을 타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스펜서의 감염으로 미국 내 에볼라 감염 환자는 4명으로 늘었다. 최초 확진 환자인 라이베리아인 토머스 에릭 덩컨은 사망했고, 그에게 감염된 간호사 2명은 거의 완치 단계라고 CDC는 밝혔다.

한편 기니와 국경을 접한 말리에서 이날 첫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발생국은 기니·라이베리아·나이지리아 등 6개국으로 늘었다.

뉴욕=나지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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